[배너 광고 기획] 내일부터 우리 플랫폼 배너를 광고상품으로 판매합니다.
플랫폼에서 광고 배너를 기획한다는 것
서비스 초기에 배너는 공지, 이벤트, 프로모션 같은 사내 콘텐츠를 노출하는 공간이었다. 마케팅팀이 운영 목적에 따라 유연하게 사용하던 영역이다. 그런데 이제 이 배너를 ‘외부 광고주에게 판매’하려 한다. 그 순간부터 이 영역은 단순한 UI가 아니라 ‘상품’이 된다.
상품으로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플랫폼의 가치를 점검하는 것이다.
1. 우리 플랫폼은 광고 지면으로서 가치가 있는가?
외부 광고주가 돈을 지불하고 광고를 집행할 만한 플랫폼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기준은 명확하다. DAU / WAU / MAU, 그리고 사용자 특성이다.
- 하루에 몇 명이 보는가?
-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충성 사용자가 있는가?
- 사용자 연령대, 성비, 행동 특성은 어떤가?
이 지표가 없으면 설득이 안 된다.
데이터가 약하다면 ‘우리 지면은 가치 있습니다’라는 말은, 근거 없는 자신감일 뿐이다.
2. 어떤 광고주가 우리 플랫폼에 어울릴까?
다음으로는 광고주의 문제다. 모든 광고가 우리 플랫폼과 맞지는 않는다.
- 우리 고객이 실제로 관심 가질만한 광고주인지
- 한 번 광고하고 끝낼 게 아니라, 정기 집행이 가능한 파트너인지
광고 수익을 꾸준히 만들려면, 단기 캠페인 광고주보다 장기적으로 함께 갈 수 있는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 결국 좋은 광고는 사용자 경험을 해치지 않으면서, 플랫폼 내에서 자연스럽게 소비되어야 한다.
3. 과금 방식은 어떻게 잡을까?
과금 방식은 보통 다음 중 하나다.
- CPM (Cost per Mille): 1,000회 노출당 과금
- CPC (Cost per Click): 클릭 1회당 과금
- CPA (Cost per Action): 가입, 구매 등 액션당 과금
이 중 어떤 방식을 선택할지는 우리 플랫폼의 강점이 어디에 있는가를 기준으로 결정해야 한다. 클릭 유도력이 높다면 CPC, 브랜드 노출이 강점이라면 CPM이 유리하다. 단 CPA는 광고주에겐 좋지만, 우리 플랫폼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4. 광고 성과는 무엇으로 정의할 것인가?
광고 상품에서 빠질 수 없는 건 ‘성과 지표’다. 성과를 정의하려면 기본적으로 노출과 클릭을 어떻게 측정할 것인지 먼저 결정해야 한다.
- 스크롤을 내려서 화면에 1초 이상, 50% 이상 보이면 노출로 잡을까?
- 자동 롤링되는 배너도 노출로 간주할까?
- 팝업 배너가 위에 떠 있을 때 뒤 배너는 노출로 집계할까?
- 스크롤이 내려가서 배너가 화면에 잡히지 않았을 때도 집계할 것인가?
- 백그라운드에서 다시 포그라운드로 왔을 때도 노출로 집계할 것인가?
- 딥링크로 들어왔을 때도 배너가 표기되어야 하고 카운트 집계할 것인가?
- 강제종료, 배터리 방전 등으로 종료되었을 때는?
이런 세세한 정의가 되어 있어야 광고 리포트를 만들 수 있고, 신뢰받을 수 있다.
기획자는 이 기준을 명확히 정리해 로그 설계와 데이터 수집 방식을 정의해야 한다.
5. 배너 광고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운영 구조는 다음과 같은 고민에서 시작된다.
- 캠페인 > 광고 배너의 구조로 갈 것인가?
- 아니면 일단 광고 배너 단위로만 관리할 것인가?
초기에는 단순한 구조로 시작해도 좋지만, 결국은 캠페인 단위로 성과를 보고하고 광고주별 리포트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지금의 기획이 나중을 막지 않아야 한다.
6. 결국 중요한 건 성과다
소개서도, 과금 방식도, 구조도 중요하지만
광고주는 결국 “성과가 나오느냐”를 본다.
그래서 로그 설계만큼 중요한 건 리포트의 설득력이다.
어떤 지표를 보여줄지, 얼마나 자주 리포트할지, 리포트가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지까지 고민해야 한다.
놓치기 쉬운, 하지만 PO로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들
1. 광고는 사용자 경험을 해칠 수 있다
광고 도입은 플랫폼 수익화의 기회이지만, 동시에 사용자 경험을 해칠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하다.
- 광고 클릭이 사용자 흐름을 끊지는 않는가?
- 너무 많은 광고가 사용자 피로를 유발하진 않는가?
- 내부 콘텐츠(공지, 이벤트)와 외부 광고가 동일한 지면에 섞일 경우,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광고를 보여주기만 하면 된다는 태도는 위험하다. 클릭 유도와 UX 사이의 균형을 잡는 것이 PO의 역할이다.
2. 운영자가 광고를 직접 다룰 수 있는가?
초기에는 기획자가 일일이 등록할 수 있지만, 광고 상품화가 본격화되면 반드시 운영 어드민이 필요하다.
- 광고 이미지 업로드, 링크 설정, 집행 기간 설정 등을 마케터가 직접 할 수 있는지
- 집행 중 캠페인 수정이나 일시중지도 가능한지
- 광고 리스트, 집행 이력, 성과 요약을 운영자가 볼 수 있는 구조인지
기획자는 플랫폼 내부 유저뿐 아니라 운영자도 고객으로 본다. 운영자의 손에서 광고가 굴러가야 한다.
3. 광고 정책과 리스크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광고를 팔기 시작하면, 더 이상 우리가 노출하는 콘텐츠를 100% 통제할 수 없다. 따라서 사전에 정책을 명확히 해두어야 한다.
- 허위/과장/사행성/경쟁사 광고는 어떻게 걸러낼 것인가?
- 광고주 심사는 누가, 어떤 기준으로 할 것인가?
- 서비스 내 우선순위가 겹칠 때(내부 공지 vs 유료 광고), 어떤 기준으로 노출할 것인가?
사전 검수 기준 없이 광고를 집행하면, 문제 발생 시 누구도 책임지기 어려운 상황이 생긴다.
4. 확장 가능한 구조인가?
지금은 배너 하나지만, 나중에는 분명히 요구가 생긴다.
- 홈팝업 광고, 푸시 광고, 타겟팅 배너, 검색 키워드 광고…
- 광고주별 캠페인을 묶어 리포팅할 수 있는 구조
- 지면별 성과 비교, 타겟팅 세그먼트별 운영 등
그래서 초기 구조를 단순하게 짜되, 향후 확장에 대응할 수 있는 설계 여지를 남겨야 한다.
5. 광고 성과는 어떻게 ‘신뢰’할 수 있을까?
광고 성과는 숫자가 아니라 설득력이다.
- 단순 노출수와 클릭수 외에 CTR, 전환율, 리텐션, 세션 지속시간 등 심화 지표가 포함되는가?
- 광고주가 ‘성과가 나왔다’고 느낄 만한 대시보드를 제공할 수 있는가?
- 동일 캠페인 내 광고 소재별 성과 비교가 가능한가?
결국, PO는 광고주의 ‘재집행’을 유도할 수 있는 리포트 체계를 설계해야 한다.
6. 데이터는 잘 따라오고 있는가?
광고는 성과 기반 산업이다. 성과를 측정하기 위해 데이터 수집 환경도 함께 기획해야 한다.
- 클릭/노출 로그가 제대로 쌓이는가?
- 앱 내 이동과 외부 이동이 모두 트래킹되는가?
- UTM 파라미터 세팅, 딥링크 처리, 외부 전환 연동(Appsflyer 등)은 가능한가?
성공적인 광고 운영을 위해서는, 기획-개발-마케팅의 데이터 언어를 맞춰야 한다.
마무리하며
광고는 단순히 지면을 파는 일이 아니다. 서비스 흐름을 바꾸고, 유저 경험을 바꾸고,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하는 일이다.
기획자는 지면만이 아니라 정책, 운영, 확장성, 데이터, 성과 리포트까지 설계해야 한다.
그래야 플랫폼이 진짜 ‘광고 상품’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우리 플랫폼이 광고 시장에서 가치가 있을지 판단하는 것이다.